'양궁하면 대한민국!' 여자 리커브 예선 1~3위 싹쓸이
'양궁하면 역시 대한민국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 때마다 한국의 메달밭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양궁이 이번에도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여자 양궁 실력은 세계 최고였다. 2일 울산 문수국제양궁장에서 계속된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개인ㆍ단체 예선전에서 한국 여자양궁은 '신궁'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개인전에서는 곽예지를 필두로 윤옥희주현정이 1~3위를 휩쓸었다. 물론 예선전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과 본선 초반 맞붙지 않으려는 다른 나라 선수들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점도 있겠지만 한국 대표팀의 실력은 예상보다는 강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특히 3명 모두는 144발 중 절반이 넘는 79발을 10점 과녁 안에 꽂아넣는 신기를 발휘했다. 단체전에서 중국을 100점 이상(104점) 앞선 것을 고려하면 단체전 우승은 떼놓은 당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자 양궁은 전날 열린 컴파운드(양 끝에 도르래가 달린 동호인용 활) 종목에서도 석지현 권오향 서정희가 4107점으로 러시아(4069점)를 38점차로 누르고 1위로 본선 라운드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들쭉날쭉해 코치진의 애를 태웠던 여고생 신궁 곽예지가 개인전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팀으로서는 가장 큰 소득이다. 곽예지는 이날 한발 한발 쏠 때마다 이은경 코치와 눈빛을 교환하며 신중한 경기를 펼쳤고 결국 1364점으로 예선 1위를 거머쥐었다. 윤옥희도 지난 6월 터키 안탈리아 양궁월드컵 당시 자신을 괴롭혔던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난달 초 상하이 월드컵에서 3관왕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던 윤옥희는 이날도 곽예지에 불과 한 점 뒤진 뛰어난 성적으로 2위를 차지했다. 맏언니 주현정도 오후 들어 제 기량을 발휘하면서 예선 3위에 올라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예감하게 했다. 본선이 4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는 만큼 1~3위를 차지한 한국 선수들은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4강이 겨루는 파이널 라운드에서나 만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전 파이널 라운드는 70 거리에서 진행되고 거리가 가장 길어 바람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방심하긴 이르다. 특히 예선 70만 보면 폴란드의 유스티나 모스피넥이 한국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터라 끝까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김문호 기자